제2회 모두의 백합에서 판매했던 <중년여여> 참여작 원고입니다. 각도를 재거나 거리도 확인하지 않은 채 눈대중으로만 어림잡아 꽂아 넣은 드릴이 작동하고, 완벽하게 자리 잡은 못이 흐뭇하게 번쩍인다. 사실 흐뭇한 건 못이 아니라 들여다보며 웃는 눈이지만 그런 것쯤 대충 넘어가도록 하자. 오래되어 길이 잘 든 청바지의 밑단이 둘둘 접혀 드러난 검은 ...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무서우리만치 성격도 꼬였고 부정하려 힘을 빼지도 않는 유지현이 그렇게 긴 시간을 잘 보내놓고선 왜 갑자기 키스를 했을까. 그것도 하필이면 그 아수라장 한복판에서 그런 이유는, 옛날 생각이 난 탓이었다. 흥신소를 처음 시작했을 땐 고...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아라의 전화기는 길모퉁이에 세워진 차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 평상시 타고 다니는 검은 SUV는 도착지와 대략 3m정도 떨어져 있다. 내부엔 침입 흔적이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기를 뒤져봤지만, 메모나 작성 중인 메시지 같은 ...
지구와 달이 가까워지면 달의 인력이 바닷물에 더 강력하게 작용해 끌려가고, 멀어지면 지구의 인력에 당겨진다. 자의가 아닌 완전한 타의로 수심이 달라진다는 거다. 언젠가 배운 내용을 더듬으면서 나는 마음이 척척해졌다. 나는 달도, 지구도 아니어서 바다를 당길 힘이 없다. 고작 인간으로 태어난 내가 바다에 있는 너를 어떻게 해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물은 언...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사무 팀과 간부가 있는 7층이 아닌, 6층 사무실을 쓰는 경리부에서 연락이 올라왔다. 시스템 접근이 감지됐단 전보였다. 어쩌다 경리부가 그런 일까지 하느냐면, 그야 실력이 되니까. 은채가 계단으로 급히 내려가자 기다리고 있던 경리부...
저마다 제 살길 찾느라 바빠 누구 하나 죽는 것 따위 안중에도 없는 어지러운 세상에 태어난 죄로, 남들보다 한 톨 만큼이라도 잘난 것이 있어야 목숨을 겨우 구걸 할 수 있는 처지였다. 그래서 매번 벙긋 입을 벌리고 말했다. 저기 제비가 낮게 날아요. 저기 배꽃이 활짝 피었어요. 저기, 저기. 불이 났어요. 불이에요. 약초를 캐는 중이었다. 역시 제 입으로 ...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소문과 잡음이 이어지게 만든 장본인인 J캐피탈 이사이자, 정성파의 한심한 미래일 줄 알았던 차진규가 허망하고 볼품없이 죽었다. 그걸 가리기라도 하듯 품격있게 꾸며진 장례식장이 북적인다. 의식까지 돌아왔다면서 갑자기 죽은 이유가 뭐야...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인구 적은 마을에서도 꽤 떨어져 있는 이 집은 안정이 필요했던 엄마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고향으로 올라와 요양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꼬박 이틀 동안 이동할 수 있게 케어하곤, 병원에서 괜찮단 말을 듣자 마자 엄마만 언니에게 보냈다....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고작 부동산 프로젝트가 어떻게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어내는가. 시작하기 전부터 CC컴퍼니가 J캐피탈과 협업하려 한다는 단 한 줄을 노렸다. 속을 보이지 않을 그들에게 파고들기 위해선 그 정도로 충분했다. 소식을 들은 승냥이가 무언가를...
어제도 싸웠다. 이유는 터무니없다. 남동기 중에서도 제일 자주 싸우는 놈과 같은 조원이 됐는데, 비평작으로 레옹과 롤리타를 골랐기 때문이다. 제목을 듣자마자 나이가 제각각인 남팀원들은 웃었다. 마치 그게 농담이라도 되는 듯이. 가현은 전혀 웃지 않았다. 명백히 자신을 향한 도발인데다, 왜들 웃는 건지 알고 있었으니까. “뭐해?” “뭐가?” 이죽대며 빙글거리...
* 폭력적인 묘사와 남성 캐릭터가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 본 글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역 그리고 기업은 전부 허구입니다. 며칠간 일이 너무 많았다. 정신없이 보내다, 좋지 않은 촉에도 받은 연락을 곱씹어본다. 정민이 결국 저번에 말한 그 어린애랑 연애를 시작했단다. 우리가 했던 건 연애라 여기지 못하는 그를 안다. 생각 많은 겁쟁이가 좋아서 일부러 거...
편지 한 통이 왔다. 퇴직한 직후 한국을 떠난 하나의 주치의 김 선생님이 보낸 엽서였다. 이민이 아니라 여행을 가는 거라 말했단 그는 매번 머무르는 곳이 바뀔 때마다 안부를 전했고, 하나 역시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면 편지를 부쳤다. 나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의 엽서가 언제나 반가웠다. 안부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게 좋았고, 상대...
take your broken heart make it into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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