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 여자친구가 ‘도를 아세요’나 도미닉 패밀리가 아니고. 도깨비란다. 그러고 보니 다른 도 씨가 있었던 거 같은데…, 할매가 좋아했지. 그건 외계인이었나. “당신이 도깨비면, 나는 도깨비 신부야? 대단하다. 동성애 강국 대한민국 또 한 건 해내는구나. 이럴 거면 법적으로 동성혼도 인정하지.“ “대단하다, 진짜. 선배도 하여간 골 때려요.” “사람 ...
* 트리거워닝: 직접적이지 않지만 가정폭력에 대한 서술이 적게나마 있습니다 솔찬은 본래 누름돌이었다. 장독대 위에 얹어두는 네모낳고 크지 않은 돌. 장 씨 혹은 새댁이라 불리던 여자가 특히나 좋아하던 독 위에 언젠가부터 존재했다. 생각이나 감정은 물론이거니와, 돌이라는 걸 받아들인 순간 역시 없었다. 돌이었으니까.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선 내도록 슬퍼했다는 ...
가볍게 생각한 진하와의 밥 약속이 솔찬까지 함께 셋이서 만나는 자리가 됐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양쪽 다 흥미를 보여서 (이상하리만치 적극적인 진하때문에 사실 진땀을 뺐다) 자연스레 정해졌다. 여자친구와는 어렵게 휴일이 겹친데다, 훈련 겸 일본에 나가야 하는 후배의 사정까지 아우르자니 차라리 함께 만나자는 결론이 났다. “안녕하세요. 윤솔찬 입니다.” “도...
스포츠 웨어로 감싸진 몸뚱이를 느긋하게 풀었다. 술자리와 식사 약속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근무가 빡빡해지고 있었다. 아침 데이트가 밀리고 밀려 아침 약속으로 돌아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가게는 예약으로 가득한데다 각종 사건·사고가 둘 사이의 여유를 앗아가고 있다. 반짝이며 선명하게 피어나던 꽃은 점점 짙어지는데, 가정의 달에 챙길 것도 없는 1인 가구...
코끝으로 솔솔 꽃바람이 불었다. 나사가 하나쯤 빠졌다가 다시 빡빡하게 맞춰지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동안, 도현은 전에 없이 연차와 휴무를 알뜰하게 찾아 썼다. 평일 풀타임으로 근무하면서 이따금 주말까지 커버하던 사람이 자리를 비우자, (원래 그랬어야 하는 정도로 쉴 뿐이었음에도) 단골들이 먼저 권 실장의 근황을 묻곤 했다. 거기다 대고 서율은 매번 ‘드디어 ...
어디서 나온 배짱인지, 취한 모습을 보이면 죽여버리고 감옥 가겠다며 으름장 놓은 뒤론 갈 곳 없이 대충 길바닥에서 자던 애비가 도장까지 찾아온 날이 있었다. 절대 폭력은 행사하지 않겠단 약속을 지키려 입안 가득 피가 차오르도록 참았다. 꽉 쥔 주먹과 어깨가 들썩이는 게 훤히 느껴졌지만, 그래도. 그래도 참았다. 술에 그득하니 쩔어선 돈 달라는 게 목적인 늙...
전화기가 아주 닳아서 없어지도록 쳐다보던 도현이 몸을 와르르 세웠다. 갑작스러운 움직임 덕분에 테이블 보와 근처에 있던 커트러리까지 널뛰고 난리가 났지만, 정작 본인은 관심도 없다. 당연하다. 6시간이 넘도록 소식 하나 없었던 여자에게서 답장이 왔으니까. [내일은 조금 바쁠 거 같아요] 그리고 말릴 새도 없이 먹구름이 잔뜩 껴버린 낯으로 다시 추욱 바닥에 ...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퇴근길이다. 늘어지게 자고, 오랜만에 대청소나 해야지.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냉장고를 꽉 채운 맥주도 한잔해야겠단 알차고 완벽한 계획을 동그란 머릿속으로 세워냈다. 쾌청하고 맑은 하늘이 이마 위로 번쩍이는 것에 어깨를 풀어주기도 했다. 봄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공기는 여전히 차갑다. 양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지름길을 택해본다. 조금...
레즈비언 사계절 테마 단편선 <4> 디자인 by. 고즌 현재 판매 및 웹 발행이 모두 완료 되었습니다. 이후 문의 사항 관련해서는 제 개인 트위터 계정 혹은 포스타입 메시지로 보내주시면 확인 후 답변 빠르게 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한서우에게 영화 촬영 전 만난 그 자리가 최겨울과의 초면이 아니었다. 물론 전 국민이 어린 겨울의 첫 데뷔작인 발랄하고 익살스러운 감기약 광고를 여전히 기억하지만, 텔레비전 너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과 현실의 너를 안다는 건 전혀 다른 의미다. 혹시 오랜 팬인 거 아니냐던 가볍고 짓궂은 말들에 못 들은 척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은 건 그게 사실일지도...
웹 발행 211128 본 내용은 픽션입니다. 등장인물과 언급되는 회사 및 지명은 허구입니다. 현은 말수가 없는 사람이다. 말이라는 건 꺼내놓는 순간 너무나도 많은 오해와 여지를 만들기에,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했다.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어서 갑갑한 마음을 못 참고 떠나간 사람이 많았는데, 민수만큼은 예외가 됐다. 좁고 거대한...
take your broken heart make it into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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